전 아침에 잠을 깨면 거의 항상 제 작업실에서 담배 한대를 피우면서 정신을 차리고 나서 씻고 출근 준비를 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희미한 정신으로 담배 한대를 빨다가.. 간밤에 온 메일들 중 괴이한 내용의 메일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inews24 명의로 데브피아의 컬럼 게시판의 내용이 메일로 발송이 되었는데요. 일단 IT 언론사인 inews24가 뭔 바람이 불었다고 개발자 커뮤니티에 게재된 글을 메일로 전체 발송하는지도 괴이할 뿐 아니라, 그 내용조차도 일반적인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괴이한 내용이었습니다.
데브피아 컬럼의 원문 보기
http://www.devpia.com/Forum/BoardView.aspx?no=65&page=1&Tpage=3&forumname=column_board
아시다시피, SCO와 리눅스 진영간의 분쟁은 아직 제대로 진상이 밝혀지지도 않은 사건의 초입부일 뿐입니다. 소송을 진행중인 지금도 SCO는 구체적으로 리눅스 운영체제의 어떤 부분이 SCO의 지적 재산권을 침해했는지 밝히지 않고(혹은 못하고) 있는 상태이며, 일방적으로 리눅스 진영이 SCO의 소스코드의 많은 부분을 베꼈다는 주장만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 상태로는 소송이 진행되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담당 재판부에서는 최근 SCO에 SCO가 보유하고 있는 지적 재산권의 어떤 부분을 리눅스 진영이 침해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명령했습니다. 아직 SCO의 공식적인 반응은 없는 상태이지요.
http://www.borlandforum.com/impboard/impboard.dll?action=read&db=itnews&no=3378
현재까지의 상태는 SCO와 리눅스 진영간의 분쟁은 그 실체조차도 없는 상태입니다. 제가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 '니가 내껄 훔쳤어'라고 주장하면서, '뭘 훔쳤단 말이냐?'라고 되물을 때마다 '훔쳤잖아!'라고 동문서답식 대답만 계속하고 있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독일 법원에서는 SCO가 리눅스 사용자들에게 로열티를 요구했다가 1만8천달러의 벌금형을 받은 바도 있습니다. SCO가 주장하는 지적 재산권의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상태이므로 리눅스 사용자들이 지적 재산권을 침해했다는 주장은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이므로 독일 법원에서는 SCO에 로열티 요구를 하지 말 것을 명령을 했었으며, 이에 불복하고 계속 같은 요구를 계속한 SCO에 벌금형이 내려진 것입니다.
게다가 SCO가 자사가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유닉스 소스 전반에 대한 지적 재산권의 존재 자체에도 아직 의문이 많은 상태입니다. SCO에 유닉스 소스코드의 라이선스를 인도했던 노벨은 얼마전 SCO가 유닉스 소스 코드 전체에 대한 지적 재산권을 주장할 만큼의 권리를 양도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 바도 있습니다.
더욱이, 우리 많은 개발자들 뿐 아니라 대부분의 IT 언론들이 SCO의 배후에 MS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별로 의심하지 않고 있습니다. SCO가 리눅스 진영에 대해 공세를 취한 직후 MS는 SCO의 유닉스 소스코드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하였습니다.
http://www.borlandforum.com/impboard/impboard.dll?action=read&db=itnews&no=2622
MS가 오래된 구닥다리 유닉스 소스를 더이상 필요로 하지 않을 것임은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MS가 리눅스 업체도 아니고 혹은 상용 유닉스 업체도 아닌데 말이죠. 이 라이선스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은 완전히 비공개로 부쳐졌고, MS가 도대체 SCO에 얼마만큼의 총알을 쏴주었는지조차도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라이선스 계약이라는 제목을 붙여서 SCO가 리눅스 진영을 공격할 비용과 수고비(?)를 지급한 것이 뻔한 겁니다.
http://www.borlandforum.com/impboard/impboard.dll?action=read&db=itnews&no=2626
물론 SCO는 구체적인 라이선스 위반 내역을 밝힌다면서 행사를 한 적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때도 역시 참석자들에게 공개한 내용을 외부에 절대로 밝히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아 사실상 쇼를 한 것 뿐입니다.
더 구체적인 내용들들 읽어보시면 읽어볼 수록 SCO의 주장이 턱도 없음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http://www.borlandforum.com/impboard/impboard.dll?action=read&db=itnews&no=2621
http://www.borlandforum.com/impboard/impboard.dll?action=read&db=itnews&no=2625
http://www.borlandforum.com/impboard/impboard.dll?action=read&db=itnews&no=2631
http://www.borlandforum.com/impboard/impboard.dll?action=read&db=itnews&no=3273
그러면 데브피아에 게재된 컬럼의 내용으로 다시 돌아가봅시다. 해당 컬럼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TCO는 단지 초기 설치 비용이 싸다고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2. SCO가 유닉스의 라이선스 권리를 가지고 있다! (기정 사실화)
3. 리눅스 진영의 대답이란, 고의적 표절이 아니라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끼워진 것이다 (또 기정 사실화)
4. 국내에 리눅스를 사용하는 단체/기업이 많으나 지적재산권을 염두에 두고 자제하라.
'SCO가 유닉스의 완전한 라이선스 권리를 가지고 있는지의 여부'와, '실질적으로 소스코드 표절이 이루어졌는지의 여부'는 아직 전혀 제시조차 되지 않았으며 따라서 법정에서도 가려지지도 않은 상태입니다. 또한 지금까지 SCO가 취해온 자세를 볼 때 고의적으로 시간을 끌면서 기피하고 있다고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데브피아 컬럼의 내용은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주장은 SCO 관련 분쟁이 터지기 전부터 MS가 수차례 반복해서 주장해오던 내용과 완전히 동일한 내용입니다. 개발자 커뮤니티를 표방하는 데브피아에 어떻게 이렇게 MS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글이 버젓이 컬럼으로 올려질 수 있는 것인가?
데브피아는 원래 비주얼스튜디오 사용자 모임이라는 군소 개발자 커뮤니티였던 것이 2000년 가을에 전격 법인화하면서 덩치를 키워 일약 국내 개발자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사이트가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있다시피 이 과정에서 한국MS의 자금이 상당히 투자된 바 있습니다. 이후의 데브피아의 행보를 살펴보면, 한국MS가 직접 수행하기가 껄끄러운 일들을 대신해주는 자회사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점프투 닷넷 투어 세미나 등은 사실상 한국MS가 추진한 것이나 데브피아의 명의를 빌려 추진하였습니다.
물론 커뮤니티가 순수 자생적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닷컴 붐이 일어난 이후로 커뮤니티는 기업들에게 하나의 강력한 마케팅 수단으로 취급되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까지의 데브피아의 전력을 볼 때, 사실상 한국MS가 순수 개발자 동호회였던 비사모에 자금력을 투입하여 사실상 인수하다시피 하고 순수 개발자 커뮤니티인 척 꾸며가면서 개발자들을 호도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습니다.
물론 데브피아의 대표이사님(시삽님 위의 대표이사님) 이하 운영진(월급을 받는 직원들을 포함한) 분들은 제 생각에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제 추측과 짐작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시려면, 먼저 상식적인 수준의 논란조차도 왜곡하면서 한국MS의 대변인과 수족 노릇을 할 것이 아니라 당당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시기 바랍니다.
개발자 커뮤니티의 상업화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므로 그런 이유로 데브피아를 비난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어떤 커뮤니티에 비해서도 개발자 커뮤니티는 운영에 필요한 자체적 재원을 충당하며 계속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그 상업화가 '소유자'인 운영자측의 수익을 위한 것인지 개발자들을 위한 것인지를 회원들에게 분명히 해야 할 것입니다.
차후 기회가 있으면 개발자 커뮤니티가 가야할 길에 대한 글도 써보겠습니다. 오랫동안 데브피아의 정체성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해오기도 했습니다만, 최근 J빌더를 다루는 모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회원들에게 진실을 숨기고 자신의 양심을 속이면서 다른 개발툴로 일방적으로 끌고가려는 움직임을 보기도 했습니다. 개발자 커뮤니티가 개인의 소유물일 수 있느냐에 대한 진지한 고려가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기존의 지적재산권 보호라는 잣대를 그대로 적용하려한다면 그것도 생각해볼 문제겠지요
데브피아 글 읽어내려가다보니.. 결국 리눅스 쓰다보면 뒤통수 맞을수 있으니 알아서 조심
하라는 말인것 같기도해 영~ 개운치 않네요 ^^
하지만 가트너 그룹이 말한걸 다시 생각해 보면...
"문제가 명확해질 때까지 복잡하고 민감한 시스템에서는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웬만한 회사들은 다 써도 무방할듯... ㅎㅎ
아무튼 지적재산권... 인터넷 컴퓨팅 시대를 맞이하는 이때에 과거 어느 시대보다 더 크게
이슈화 될것은 분명할것입니다.
(어느정도 소양만 갖추면 숨쉴 정도의 의지만 있어도 복사가 되는 마당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