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델마당의 자유게시판을 보면 가당찮다는 생각 밖에는 안된다. 과연 저것이 개발자들의 자유게시판인가? 델마당 자유게시판은 개발경험이나 개발 기술에 대한 토론같은 글은 거의 없고, 희안하고도 황당한 내용의 글들만 수두룩한 곳이 되어 버렸다. 대체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델마당 자유게시판에서 활동하는지 감 잡을 수 조차 없는 지경이 되어 버렸다.
자유게시판이 타인에 대한 극단적인 감정 배출소 역할 밖에 못한다면 과연 그런 게시판이 존재할 필요가 있는지 매우 의문스럽다. 자유게시판에 숱한 글이 올라오지만 제대로된 글은 매우 드문 저런 게시판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로그인 체계를 가진 사이트들의 자유게시판들은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그런데, 델마당의 자유 게시판은 과연 무엇을 위한 자유이며 누구를 보호하기 위한 익명인지 이제 그 의미를 모르겠다.
개발자들에게 흡연이란 주제가 그토록 심도있게 침을 튀겨가며 흥분하면서 타인을 비방하면서 토론할 만큼 가치가 있는 주제인가? 우리 개발자들이 더 잘먹고 잘살기 위해서 침과 피를 튀기며 토론할 주제를 그리도 찾기가 어려웠던가?
델마당은 개발자들이 모이는 곳이긴 한가? 델마당 개발자들의 자질이 저정도 밖에 안되는가? 과거의 델마당 토론 과정이나 강좌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 발전을 위한 글의 흔적은 좀처럼 찾기 힘들고, 남이 잘난 척하는 꼴을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졸장부들의 글들만이 수두룩하다면 내가 너무 심하게 말한 것일까?
내가 예전에 델마당에 강좌를 올렸을 때 내가 올린 글에 대해서 더욱 체계적이거나 더 나은 방식의 소스로 나의 허접한 실력을 짓누른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제대로 테스트나 해본 것인지 황당할 따름인 희안한 소스일지라도 댓글로 올려준 사람은 그나마 고마운 편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나의 문체, 나의 잘난체함에 대한 불만에 관한 글들이 대부분 이었다. 대부분은 내가 올린 글에 대해서 소스같은 구체적인 자료로 반론하기 보다는 엉뚱한 문제만을 제기할 뿐이었다.
내가 건방진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사실 고백하건데, 내가 잘난 것(?)은 이미 나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내가 올린 글을 체계적으로 반박해 줄 수 있는, 나 보다 더 잘나고 뛰어난 사람을 만나서 겸허해지고 싶었다. 그러나, 델마당에 글을 올리면 올릴 수록, 그 글에 달린 댓글들의 수준을 보면 볼수록, 나의 잘남(?)을 재삼 확인하는 셈이 되었고, 갈수록 스스로의 실력에 기고만장해지는 나를 보면서 델마당에 글 올리기를 그만두기로 했다.
아마도 내가 경험했던 것이, 예전에 왕성하게 활동하던 실력자들 상당수가 조용히 게시판에서 사라졌던 이유 중 하나인지도 모르겠다.
요즘 개발자라는 직업은 백수와 실업자들의 전용 직업이 되어 버린 것인가? 개발자 확인증이 있는 것도 아니며, 아무나 개발자가 될 수 있기에 "나 놀고 있다"라고 하기 보다는 "나는 개발자다"라고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 진 것인가? 한줄 코딩을 못해도 개발자 명함을 내 밀 수 있고, 의미는 제대로 몰라도, 컴 관련 용어만 주리장창 남발할 줄만 알아도 개발자라고 우길 수 있는 시대가 된 탓인가?
델마당 시샵이신 조무영씨가 지나친 흡연에 관한 댓글들을 정리하는 차원에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델마당 회원쯤 되면 프로그램을 짜는 그 논리적인 머리로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 참 맞는 말이다. 개발자라면 좀 논리적으로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델마당 회원 중에 논리적인 머리를 가진 사람은 대체 몇명이나 되는지 참으로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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