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마당에 좀 수준이 실망스러운 글도 종종 올라오는 것은 사실이긴 합니다만...
원래 사람들이 그런 것 아닌가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치있는 말보다는 별 무가치한 말들을 더 많이 하면서 살아가기 마련이니까요. 진지한 이야기들만 하면서 살아가자면 사는 게 너무 각박하겠죠.

제 생각에 더 큰 문제는... 주정섭님께서도 이런 점을 지적하고 싶으신 거겠지만.. 별로 가치가 없는 글들이 가치있는 글보다 많은 것 자체는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겠지만... 무가치한 글들이 정말 생각해봐야 할 좋은 의견들을 눌러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거겠죠. 그런 눌러버리는 경우가 의도적이었든 아니었든 말이죠.

비단 델마당 뿐만 아니라, 요즘 우리나라 사회의 곳곳에서 제가 느끼는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이 이런 것입니다. 사회 곳곳에서 자유로운 토론문화가 성장하는 것을 억누르던 지긋지긋한 '권위'가 해체되면서, 토론에 익숙하지 않던 탓에 권위뿐 아니라 상대에 대한 적절한 '존중'까지 벗어던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냥 웃어넘길 수 있는 가벼운 글에 발끈하는 반박글이 붙고, 거기에 다시 복수하는 듯이 별 생각없이 썼던 자신의 글을 억지로 합리화하는 반박이 붙고, 그러면서 감정싸움이 끝없이 이어지죠. 자신은 존중해주지 않으면서 존중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화를 내고, 꼭 그럴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상대에 대한 존중은, 상대의 권력이나 나이, 실력 등등으로 인해 생길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근원적으로, 상대를 한 인간으로써 인정해주면서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존중의 정도가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힘없는 사람이라고 무시하고 나이 어리다고 무시하고 실력이 모자라다고 무시한다면 그야말로 그 사회는 무시무시한 힘의 각축장이자 살벌한 전쟁터밖에 안되겠죠.

델마당에서 상대를 깔아뭉개는 일부 사람들이 다른 곳에서도 항상 그러지는 않겠지요. 만약 아무데서나 그랬다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힘들테니까요. 다시 말해서, '이곳은 그래도 되는 곳'이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뜻이겠죠. 그게 정말 아쉬운 부분입니다. 여러가지 면에서 델마당은 우리나라의 델파이 개발자들에게 중심이 되는 곳인만큼 더 그렇네요.